귀스타브 르 봉 "군중심리"

생활정보|2023. 8. 1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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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싶은 도서에 올립니다.

[의학신문·일간보사]

“군중 속에서 개인의 의식은 사라지고 집단적 군중 정신이 지배한다. 군중은 증거, 이성, 논리보다 편견과 감정의 돌풍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군중의 마음에 환상을 심을 줄 아는 사람은 쉽게 그들의 지배자가 되고, 군중을 환상에서 깨어나게 하는 사람은 언제나 그들의 제물이 된다.” - 『군중심리』/강주헌 역


귀스타브 르 봉 (출처. 퍼블릭 도메인)
군중의 심리적 특성에 관한 연구로 가장 잘 알려진 사회심리학자 프랑스의 귀스타브 르 봉(Charles-Marie Gustave Le Bon, 1841~1931)이 자신의 저서 『군중심리학(Psychology of Crowds)』에서 한 말이다. 인류학자, 과학자 또한 작가로도 유명한 르 봉은 의사다.

르 봉은 열아홉 살에 파리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파리의 오텔 디외[Hotel Dieu, ‘하나님의 병원’이란 뜻.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이다]에서 인턴 과정을 마치고, 스물다섯 살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짧은 기간에 학위를 받자 일부에서 학위 과정에 관해 논쟁이 있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에선 박사학위가 없으면 의학 저서를 펴낼 수 없었다. 학위 취득 후 환자 진료보다는 연구와 글쓰기에 더 몰두했다. 스물아홉 살부터 서른 살까지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하기 전까지 조기 매장, 성병에 관한 다수의 의학 논문과 책을 출판했다. 그중에서 『명백한 죽음과 조기 매장』은 언론의 찬사와 함께 당대 최고의 의학서로 평가받았다.

전쟁과 패전을 겪었고, 건물을 불태우며 ‘피의 일주일’을 불러온 성난 파리 코뮌의 군중을 보았다. 이는 르 봉의 세계관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르 봉은 인류학과 문화학에 심취하여 유럽, 아프리카 및 아시아 등지를 여행했다. 마흔세 살엔 정부로부터 불교 기념물에 관해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고 인도와 네팔로 파견되었다. 이러한 해외 경험과 관찰을 통하여 인류학과 고고학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뇌 부피의 변화와 지능과의 관계에 관한 해부학적, 수학적 연구』로 파리 아카데미와 파리 인류학 학회에서 상을 받았다. 자연과학 분야의 활발한 연구로 1903년 노벨물리학상 후보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파리 대학의 심리학 및 연합 과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의 명성이 지금도 자자한 것은 군중 심리학에 관한 연구 덕분이다. 『민족발전의 심리학적 법칙』(1894)과 『군중심리학』(1895년)이 대표적 저술이다. 특히 『군중심리학』은 사회심리학의 기초를 놓은 선구적 저서다. 프로이트보다 먼저 무의식의 개념을 대중화한 이 책을 프로이트가 읽었고, 레닌, 히틀러, 무솔리니, 드골, 루스벨트, 처칠 등도 읽었다. 한 가지 별난 점은 히틀러가 책 속의 다음 대목을 읽고도 군중 지도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군중의 지도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다. 명석하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명석은 의심을 낳기 때문이다. 그들은 광기의 언저리에 있는 신경증 환자, 성마른 자, 반정신병자들이다. 그들이 옹호하는 사상이나 추구하는 목적이 아무리 터무니없더라도 모든 이성적 추론은 자신들의 확신에 의해 무디어진다. 경멸과 박해는 그들의 결단력을 강화시킬 뿐이다.”

솔직한 서술은 『군중심리학』을 더욱더 값지게 한다. 예를 들어, 군중 지도자에게 ‘중상(中傷)에 대한 가장 유일한 효과적 방어는 중상하는 사람을 중상하는 것이다.’라고 드러내어 조언하는 게 만만한 일일까?

르 봉의 철저한 관찰에 따른 뛰어난 분석력과 타고난 진솔함의 결정체인 『군중심리학』은 백여 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놀라운 공감을 주고 있다.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번역 출판되고 있다.

창조적 파괴 개념을 제시했던 20세기 대표적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가 르 봉을 말했다. “집단 속의 인간이 하는 행동의 실체를 부각시키면서,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직시하기를 꺼리는 현상을 우리 앞에 내어놓았다. 민주주의와 혁명을 부르짖는 인간의 본성에 관해 가진 관념에 큰 타격을 가했다.”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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